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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륜과 배덕

알렉산드리아 2022. 3. 1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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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마뇽

출판사: 텐북

출간일: 2022.03.16.

리뷰: 양심이 있으면 이걸 갖고 장편소설이라고 하면 안된다. 리디북스 글자 사이즈 1로 맞춰놨을 때 60페이지 짜리가 정말 장편인가? 

 

마뇽 작가는 기승전결이 깔끔하고, 동양풍 로판에 강하다. 작품의 수위를 보면, 여간해서는 선을 넘지 않는다. 시작은 불륜 같지만 알고 보니 불륜이 아니라는 전개를 쓴다든가, 남자주인공이 문란한 것 같지만 사실은 일편단심이었다는 식이다. 안전망이 확실한 작가라서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소재가 다양해서 질리지 않는다. 필력도 있고... '선을 넘지 않는다'는 게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기도 하다. 봄밤 작가같이 막 나가는 작가나, 곽두팔 같이 머리 풀고 쓰는 작가 (본인 스스로의 표현이다)의 글을 읽는 이의 눈이 똥그래질 지라도 강한 개성이 있다. 마뇽 작가는 막 나가지 않고 자기 테두리 안에서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걸 한다. 

 

이번 소설도 제목은 '패륜과 배덕'이지만 이게 과연 어딜 봐서 패륜이고 배덕인지... (아래에는 스포일러)

 

 

 

 

 

 

 

 

 

 

 

 

 

 

 

 

 

 

 

 

 

 

 

 

 

 

순 나라에는 정혜 공주와 서혜 공주가 있었다. 서혜공주는 정혜공주를 모함하여 지하 감옥에 가둔다. 곧, 서혜 공주의 경국지색을 빌미로 월국에서 쳐들어온다. 서혜 공주는 자결하고, 정혜 공주는 전쟁을 틈타 서혜 공주 행세를 한다. 월국에는 악청이라는 장군이 있었고, 월국 황제의 동생 우하가 있었다. 정혜 공주는 우하를 유혹하고 악청을 꼬여내어 월국 황제를 죽인다. 그리고 우하와 악청은 서혜 공주 (사실은 정혜 공주)를 공동으로 취하기로 하고, 정혜 공주에게 '명화궁주'라는 칭호를 준다. 명화 궁주는 한 손에는 패륜, 다른 손에는 배덕을 쥐었다고 생각하며 그들을 깊이 사랑한다. 

 

패륜은 인간으로서 마땅히 해야할 윤리를 저버렸다는 말이고 배덕은 도덕에 어그러졌다는 뜻이다. 우하는 여자를 위해 형을 죽였고 악청은 여자를 위해 임금을 배신했으니 윤리를 저버렸고 도덕에 어그러졌다는 뜻인가보다. 기본적으로 다자연애 이야기인데 배덕하다 패륜이다 작가는 호들갑 떨어대지만, 결론은 역하렘 (여자 한 명, 남자 여럿) 이야기다. 어쨌든 마뇽의 작품 답게 수미가 상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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