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황금뽀찌
출판사: 튜베로즈
출판일: 2022.4.13
필명부터 노골적인 황금뽀찌님이 신간을 냈다. 리디 평점은 3.3/5. 이 분은 아주 노골적으로 음란하게 쓰는 걸 잘한다. 로판계에서 임성한 작가를 꼽으라면 황금뽀찌님과 곽두팔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왜 임성한 작가를 말하느냐하면... 임성한 작가는 막장 드라마 쓰기 전에는 작품성 높은 드라마도 썼다. 그런데 대중들이 시름을 잊고 아무 생각없이 볼 수 있는 드라마를 쓰다보니 막장 드라마를 쓰게 되었다고 인터뷰한 적이 있다. 내가 보기에 이 두 분들도 충분히 순한 맛 로판을 쓸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둘다 머리 풀고 쓴다. 작정하고 야하게 쓴다는 소리. (곽두팔 작가 본인의 표현)
작품 소개했다간 큰 일 날 것이다... 이전 작품에는 터부가 많이 들어있어서다. 그 중 정신적 고통없이 읽을 만한 건 '하얀 짐승의 맛'과 '까만 짐승의 맛'이다. 이 두 책에도 세간의 터부가 들어있긴 하지만... 타인종간의 관계를 소재로 하고 있어서 정신적 충격을 덜 받고 읽을 만 하다.
이번 책은 순한 맛. 주인공은 둘다 경험이 없고 소재에 터부도 없다. 남자 주인공 제이지 카토는 동정, 여자 주인공 이르나엘 린다는 순진한 숫처녀. 제이지는 결혼을 앞둔 이르나엘에게 초야를 가르쳐준다는 핑계로 조금씩 몸정을 들인다. 멍청한 이르나엘은 (다른 표현이 없다) 친구로만 생각했던 제이지에게 남자를 느끼는데...
"글쎄."
"응?"
"이르나엘, 내가 섹스 좀 해본 남자였으면 좋겠어?"
"어?"
"아니면 여태 동정인 남자였으면 좋겠어?"
"앗...으음..."
오... 이 부분 마치 독자에게 질문을 하는 듯 하다. 지금부터 내가 남주 캐릭터를 독자들에게 팔아볼 건데 당신들 입장에서는 동정인 남자였으면 좋겠는지... 아니면 경험이 있는 남자였으면 좋겠는지...
키스부터 시작해서 점점 수위를 높이는 뻔한 이야기인데 막판까지 열심히 썼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왜 이렇게 별점이 낮을까 싶어서 리뷰에서 이유를 찾아보니 상당히 타당하다. 성적 긴장감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 그게 없다... 긴장이 없다. 막판이 되어서야 이르나엘이 제이지에게 미련을 느낀다. '까만 짐승의 맛'같은 걸 보면 여자 쪽에서나 남자 쪽에서나 욕망이 넘치는데, 이 책에서는 오로지 제이지 혼자 스토리를 이끌어나간다. 그러니 다른 분 리뷰에서 "남주가 인형으로 관계하는 느낌"이라고 표현할 만 하다.
그나저나 남주 이름이 제이지가 뭐냐... 아니 그리고 2022년에 체리꼭지 묶기는 너무 올드하지 않나?